다른 나라에서 하는 정규수업은 처음이었다. 

여행으로 가거나 가도 ESOL을 했었다. 

계절 차이 때문에 뉴질랜드는 지금이 정규 수업시작이어서

방학 동안 체험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코너라는 버디를 만났다. 

코너가 과학을 좋아하는 덕에 나도 과학수업만 왕창 들었다. 

처음에는 체육, 미술, 요리 같은 활동 같은 과목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어려운 과학 용어도 있고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수업을 듣는 것은

처음에는 힘들었었다. 근데 과학 시간에 에너지에 대한 내용을 했었는데,

 내가 작년에 배웠던 것이어서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를 했다. 

그러면서 듣는 양도 늘려가면서 내 집중도도 어느 새 수업을 다 듣고 있었다. 

물론 내가 다 이해하지는 않았다. 

내 옆에 브라이언이라고 한국 교민이 있어서 자주 물어봤다. 

그리고 키위 친구들도 내가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러다 보니 수업을 체험하러 왔던 것에서 참여하러 온 것으로 저절로 바뀌었다.

 가장 재밌었던 과목은 인체 시간이었다.

 인체 시간은 수업도 재미있었지만

선생님이 나를 배려해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다.

 가장 재미있었던 심장에 관한 내용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수업을 다 들었다.

13일 처음에 길게 느껴진 이 시간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유학을 고려하는 나로서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사 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짐도 잘 정리가 안 되었던

 우리 홈스테이는 나에게 다소 낯설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인 준모랑 홈스테이를 하는 나로서는

처음에 너무 불편했었다. 

그리고 첫날 저녁 다른 홈스테이 하는 애들이 4명이나 와서 정말 난장판이었다. 

첫날밤에는 정말 홈스테이를 바꾸고 싶단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지내보고 생각해 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에게는 말하지 않았었다.

3번째 날에 내가 알레르기 때문에 눈이 아팠을 때 니콜라에게 말했는데, 

진심으로 날 걱정해 주고 약도 줘서 그 때 내가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편해도 지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갔다 오면 할 것이 없어서 뭐하지 하면서 빈둥거리고

책도 읽어 보고 문제도 풀어보고 한 생활이

처음에는 너무 짜증났지만 생각해 보니

서울에선 촉박하고 각박한 삶에서 할 게 없는

이런 시간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같이 뉴질랜드 티비도 보고 요리도 몇 번 해보고

옆집 케언 집에 가서 다른 캠프 애들이랑도 놀고

이제 곧 고등학교를 가는 나에게는 이런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특히 나를 형님이라 부르면서 잘 따라 주었던 지섭이에게도 고마웠다.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성격도 차이가 있었던 준모랑 약간의 마찰도 있었지만, 

장남이어서 부족함이 없이 살았던 약간은 이기적이기도 했던 나에게는

여러 가지 배울 점도 있었다. 

그리고 나이 차이 많이 나는 형이랑 홈스테이 하는데 다소 불편했겠지만

잘 생활해 준 준모에게도 고마웠다. 

여러 일이 많았던 우리 홈스테이는 나는 정말로 좋았다. 

만약 내가 나중에 유학 생활을 한다면 꼭 기억날 것 같다.

액티비티는 와이웨라 핫풀이 가장 재밌었다. 

한국에 엄청나게 큰 수영장들도 많지만, 

가장 재밌었던 이유는 나중에 합류해서 아직은 애들이랑 서먹했을 때

처음에 말 걸어 줬던 재성이, 

잘 따라 줬던 현우 등등 이때부터 동생들이랑 친해졌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잘 따라줬던 동생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핫풀에서 정말 재미있는 시간인 것 같았다.

작년 LA 갔었을 때랑 좀 다른 뉴질랜드는 처음에 나에게는 별로 였었다.

 그리고 뒤 늦게 합류한 나로서는 더더욱 별로였다. 

하지만 친절하신 홈스테이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나에게

잘 해준 키위 친구들은 뉴질랜드가 친절한 나라임을 알게 해 주었고, 

우리 한국도 본받아야 할 것 같다.

20명 되는 아이들을 인솔해 주신 정주희 선생님, 잘못했던 것도 많았지만

이해해 주시고 모르는 것도 잘 알려주신 이치우 선생님,

 비행기도 따로 타고 중간에 합류해서 귀찮았을 텐데

잘 처리해 주신 실장님께도 정말로 감사했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 

지구 아래쪽에 있는 뉴질랜드에서의 한 달은

정말 소중한 체험이었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2013년 여름 뉴질랜드 캠프 참가 후기 - 박원근 학생